[스타트업 리포트] 창조경제센터 예산 줄줄이 삭감…'최순실 불똥' 튄 스타트업

입력 2016-11-29 17:50  

전남도, 내년 예산 전액 삭감
경기도, 절반이상 줄이기로

업계 "정치문제로 벤처 피해"



[ 이승우 기자 ]
박근혜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사건의 여파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예산을 삭감하는 데 이어 정부 예산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투입이 줄어들거나 끊기면 창업 열기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회는 최근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에 지원할 도비 1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창조경제혁신 펀드, 바이오화학 펀드 등에 투입할 예산 20억원도 깎았다. 이곳에는 17개 기업이 무상 입주해 마케팅, 멘토링 등을 지원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도비가 삭감돼도 운영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 특화 사업이나 박람회 등 부가적인 활동이 줄어든다”며 “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심의나 내년 지자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예산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도 지난 19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내년도 운영 예산 15억원 가운데 7억5000만원을 삭감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0일 창조경제혁신센터(사진)의 내년도 예산인 20억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나머지 지자체 대부분은 올해와 똑같거나 소폭 늘린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자 투자가 위축되면서 자금난에 빠지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가상현실(VR) 사업을 하는 A사의 대표는 “최근 지자체의 스타트업 지원 예산이 삭감되는 등 지원 사업이 위축되면서 투자회사들도 투자 진행을 돌연 중단했다”며 “다른 지원 기관도 상황이 비슷해서 당장 돈을 구하기 어려워 사업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예산(국비)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최근 미래부의 창조경제 관련 내년도 예산안 1426억9500만원 중 365억3700만원에 대한 심사를 보류하고 재심사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당초 내년도 창조경제 사업 예산으로 올해 862억8800만원보다 564억700만원 늘어난 예산안을 제출했다. 보류된 사업 가운데 혁신형 일자리 선도사업, 지역 특화 사업 활성화 지원 등은 40% 이상 삭감이 정해졌다. 야당이 ‘최순실 예산’ 삭감을 벼르고 있어 국회 법정 처리 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삭감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조봉환 창조경제추진단장은 “국회에서 정부 예산을 제로(0)로 만든다면 센터 존립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부담하고 있다. 정부 예산은 인건비와 경상경비 등이고 지자체 예산은 입주 기업의 임대료 지원이 주를 이룬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예산 가운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비용을 다 합쳐봐야 고속도로 1.5㎞를 짓는 데 필요한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정치적 논란과 상관없이 한국의 신성장동력인 스타트업을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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